뮌헨은 계속 비 ignorance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 돌아다니기 너무 피곤할 정도로 비가 온다. 

내일까지만 더 머무르고 여정을 바꿔볼까, 프라하로 떠나야겠다.

구석구석 갤러리들, 박물관들, 미술관들을 돌아다녀봤다.

처음에는 규모에 압도당했다,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반만년 유구한 역사라는 익숙한 구절이 떠올랐다.

한 땅에서 나고 자라 역사를 만든 나라, 구석기 시대 유적 발굴 부터 - 전곡리 - 근대에 이르기까지 다이나믹한 나라.

예수의 수난과 그리스신화가 아닌, 굉장히 하이브리드한 에너지가 있는 나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

조그맣게 바글바글 그리고 독재를 경험했다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다 -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세대가 충돌하는 나라.

우리나라가 프리즘에 비추어지는 것 마냥 비춰지고, 밥이 그립고, 다양한 반찬이 그립고, 정이 그립고 그렇다.

혼자 뚝 떨어져 일주일 남짓, 오래 여행할만한 체질이 아닌데, 자꾸 걷다보니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방구석이 그립다.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그립진 않았을텐데, 춥고 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혼란스럽다.

일단 열흘은 좀 더 참아보자, 마음을 다 잡아본다. 그래도 끊임없이 내리는 비는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한다.

사진도 이것저것 열심히 찍다가 비가 와서 그냥 그림만 봤다. 한꺼번에 모든 걸 다 담을 순 없어도 떠 있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점점 느껴지는 이질감이라고나 할까, 문화를 접할수록 느껴지는 충돌이 거세게 다가온다.

오늘은 파울 클레, 열심히 봤다. 반가웠다.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