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에서 ignorance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독일의 5월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이번 일주일 동안은 생각보다 날씨가 좋았다. 

휴대전화도 안되고, 아무데서나 인터넷을 쓸 수 없어서 가장 불편하다. 문명으로부터 이기가 이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다니 놀랍다.

공중전화를 거는 방법은 하다 보니까 알게 되었다. 한국으로 전화를 걸었다. 시차가 맞지 않아서 아무도 받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려고 했는데 익숙하지 않은 냄새 때문에 걷거나 택시를 탔다. 다음에 버스를 탈 수 있으면, 타고 다닐만 할 것 같다.

첫째날은 내내 낮을 보고 비행기를 타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했다. 식욕도 없고, 잠도 안오고 만사가 귀찮았다.

두번째날은 도로가 익숙하지 않아서 길을 많이 헤맸다. 샐러드를 사먹었는데, 양이 너무 많다. 파스타를 사먹어도 양이 너무 많다.

소스도 많이 뿌리고 대체로 음식이 짭조롭해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물만 먹고, 거리에서도 물만 먹는다.

음식이 대체로 진하고 빵은 너무 딱딱하다. 샌드위치를 사먹어도 딱딱하고, 햄도 너무 짜다. 

일회용 렌즈를 끼고, 선글라스를 끼고, 잔뜩 가린채로 돌아다녔다.

두번째 날이 되어서야, 생각보다 넓지 않은 도로, 지나다니는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왔다. 

길을 따라 그냥 걸어다닐만하다. 운동화를 신고 돌아다니면 밤새 걸을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둘째날 길을 많이 헤메다가 물어보다가, 물어봐도 독일어로 말하는걸 이해할 수 없어서 서로 난감해했다. 

셋째날이 되어서야 길도 좀 눈에 들어오고 걸어다니는 방법도 알고 방위도 좀 익숙해졌다.

괴테하우스, 뢰머광장, 한국인이 즐겨찾는 여행지가 눈에 들어왔다. 안도감이 들었다.

나만 혼자 여기서 헤메는게 아니구나, 하는 그런 심정이었다.

프랑크푸르트는 대게 여행의 목적지가 아니라 경유지이다.

그래서 구석구석에 관한 디테일한 정보가 많지 않다. 알아서 헤쳐나가거나 소개된 곳만 돌아다니거나, 둘 중 하나다.

작은 갤러리나 뮤지엄들 위주로 해서 돌아다니려다가 오늘은 하루 쉰다.

근처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왔다. 지나가다가 인터넷을 하는 손님을 보고 반가워서 다시 찾아왔다.

역시 무선 인터넷이 된다.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

아까는 갤러리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오늘 오픈식을 하고 전시를 소개하는데 역시나 독일어이다.

월요일에 들렀을때, 수요일날 찾아오라고 하더니, 9월달에 한국에 있는 코엑스에서 전시를 한다고 한다. 

한국인이라고 하니까 반가워했다. 

그냥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랑 대강 이야기 하고 가볍게 인사한다.

이정도가 딱 좋은 것 같다.

카페가 문을 닫을 것 같다.

이곳에 자주 올 것 같다.

3일이 지나서야 조금씩 적응이 되는데, 단기 여행이란 나에게 무리이긴 하다. 

내일은,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두워진다. 

덧글

  • 아르 2010/04/29 19:02 #

    소시지와 맥주를 사다 주세요!
  • novelist_D 2010/04/30 21:09 #

    음식이 대체로 짜고 소세지도 짜고, 맥주는 한국이 더 맛있음;
    굵은 소금 통째로 씹은 적도 있어서... 거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밥 먹음.
    암튼 노력은 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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